자신을 돌아볼수록 마음은 부서진다. 심리학에 객관적 자기 인식 이론이라는 게 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순간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게 되고, 그 차이 때문에 괴로워진다는 이론이다. 여기에 지나간 일을 자꾸 되씹는 반추까지 더해지면 문제는 그대로인데 우울만 깊어진다. 밤새 “나는 왜 이 모양일까”를 붙잡고 있어 봤자 남는 건 내가 문제라는 결론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서진 마음으로는 세상에서 버틸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잘되면 제 탓, 안되면 남 탓 하면서 산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자기 위주 편향이라고 하는데, 우울한 사람일수록 이 편향이 약하다고 한다.
남 탓을 할 줄 모르니 억울한 일을 당해도 따지지 못하고, 이용만 당하다가 무너진다. 그렇게 멘헤라가 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진실에서 눈을 돌린다. 자기성찰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자기를 실제보다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고, 생각과 현실이 어긋나 마음이 불편해지면 슬쩍 생각을 고쳐 버린다. 그러다 보면 남에게 상처를 주고도 자기 잘못은 끝까지 모르쇠, 남 탓하면서 편하게 두 다리 뻗고 자는 인간이 된다. 나는 그런 인간을 벌레라고 부른다.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이런 벌레가 너무 많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이중잣대라는 말이 아예 일상어가 됐다. 같은 잘못을 해도 우리 편이 하면 실수라고 감싸고, 상대편이 하면 원래 글러먹은 쓰레기 인간들이라고 욕한다. 운전하다 시비가 붙어도, 층간소음으로 싸워도 다들 자기가 피해자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데, 요즘은 휴대폰이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보여 주니 더 심해졌다.
실수 한 번 하면 평생 꼬리표가 붙고 먼저 사과하면 손해 보는 사회에서 누가 자기를 돌아보겠는가..? 다들 벌레가 되는 쪽을 고른다. 참으로 통탄할 따름이다.
자아성찰을 할수록 마음은 부서지고, 일상에서 자기를 지키지 못해 생존이 불리해진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은 진실에서 눈을 돌리고 자기 편할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벌레가 되는 것이 아닐까?



